간만에 셋이서…

September 9th, 2003 by 바람

덕기에게 전화가 왔다 두영이 나왔다고 한잔하자고 했다
그래서 학교에서 부랴부랴 범계로 갔다
오랜만에 셋이서 마셨다
동백섬 애들 누구는 중요하고 누구는 중요하지 않겠냐 만은
덕기와 두영이는 좀 다르다
아무래도 처음 동백섬에 발을 들여놓을때 함께 했던 친구들이라 그런지 셋이 모일때면 여러명이 같이 모일때와는 다른 미묘함이 있다
난 항상 셋이란 숫자로 친구들과 만났다
초등학교 6학년 때는 영찬이 태연이와
중학교 1학년 때는 계형이 명준이 혹은 계형이 승범이와
고1때는 집에 같이 가는 권뽕 진석이 영화도 함께 보고 수업시간에 장난도 많이친 주후 칼발과
그러다 고2로 넘어갈때쯤 덕기 두영이 병수로 구성된 또다른 삼인조와 합쳐져서 여섯이 되었다
고3때는 재홍이 상기와
수능이 끝나고는 덕기 두영이와 동백섬에 눌러앉았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정수 선생님이 주신 편지에 삼발이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써 주셨다 한쪽이 기울면 삼발이는 넘어진다는 것이다
어쩌면 선생님은 나와 영찬이와 태연이 사이의 어긋남을 눈치채셨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영찬이는 반장에다가 인기도 많은 아이였기 때문에 태연이도 나보다 영찬이를 좋아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태연이는 영찬이보다 날 좋아했다
나는 태연이보다 영찬이를 좋아했기때문에 태연이가 삐지기도 하고 했던 기억이 난다
나와 덕기와 두영이 사이엔 이제 누가 더 친하고 이런건 별 의미가 없다
더와 덜이 아니라 다른것이니깐
덕기 같은 경우 내 삶에서 최초로 초월했다 할수 있다
극도로 서로 감정이 악화되었다가 그걸 뛰어넘어버린 것이다
최초지만 아마 마지막일꺼다…이제 누군가와 그런 감정이 된다면 아마 안 만남으로서 마무리가 될 것이다
그래서 결국 덕기에겐 미안한 것도 없고 어려운 것도 없고 감출 것도 없고 감춘다고 감춰지지도 않는 사이가 되었다
두영이같은 경우는 덕기와의 애증과는 다르게 증이 없이 좋은 감정을 지속적으로 쌓아갔다
이것은 덕기와의 우정보다 우월하지도 열등하지도 않고 다만 다른 것이다
그래서 덕기와는 다르게 비교적 각이 없다
덕기와의 대화에선 직설적이고 보다 실랄한데 두영이와의 대화에선 조금 완곡한 편이다
핵심을 집는 면에선 둘다 똑같지만 표현에서의 차이다
나는 두영이가 내 이야기를 잘 들어줘서 좋은데 두영이도 내가 이야기를 잘 들어줘서 좋다고 한다고 해서 신기했던 적이 있다
바로 바로 피드백이 필요한 대화엔 덕기가 좋고 호흡이 길고 이야기 자체가 중요할 땐 두영이가 좋다
암튼 동백섬의 시발점이 된 우리 셋이다
그리고 그만큼 핵심적인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별로 그렇지도 않다
동백섬의 역사와 위기 등은 다음에 시간되면 제대로 이야기 하기로 하고 여기서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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