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회

June 6th, 2004 by 바람

전에 오랜만에 동문회에 나갔는데 사실 별로 재미는 없었다
재미 없을거 같긴 했다
과천고에서 홍대는 매년 한 40명정도 입학했던거 같은데
나랑 친한 녀석들 중엔 홍대에 온 녀석이 없다
비록 가정이지만 내가 홍대에 오지 않았더라면 하는 생각을 할때가 있다
나는 재수같은건 절대 할 생각이 없었다
고등학교때 공부를 거의 안했기 때문에 내 성적에 불만도 없었고
(다만 우리가 쉬워진 수능 첫해고 동기들 중 상당수가 재수할 만큼
어느정도 피해를 봤으므로 어려웠으면 성적이 더 높지 않았을까 싶기는 하다)
재수한다고 내가 공부할 거 같지도 않았고 더욱히 쓸데없는 시간낭비 하기 싫었으므로
무조건 어디든 갈 생각이었다
우연찮게 권뽕과 모두 같은 학교를 지원하게 됐다..물론 과는 달랐지만..
운명을 가른 학교는 동국대였다
이른바 안전지원을 한 곳이 동국대였는데 나는 다른곳은 다 전자과를 썼는데 동국대만 컴공을 썼다
왜냐면 점수가 남아돌아서 좀 아까운 생각에 전자과보다 조금 높은 컴공과를 썼던 것이다
떨어지고 싶어도 떨어질 수 없다고 생각했기때문에 경쟁률이 이상스럽게 치솟는데도 게의치 않았다
떨어질거 같다는 생각을 한건 내신성적을 보고나서이다
내 앞의 녀석들을 보니 다 수였다
그때 동국대는 내신을 골라서 내는 거였는데 나는 기껏 잘 고른게 미고 대부분 양이었다
내신성적이 수능성적 다 깍아먹구 나니 12대 1인가 했던 경쟁률을 결국 뚫치 못했다
그때 전자과를 넣었으면 내 삶은 달라졌을거다
대학 친구들과 선배 후배들은 아마 평생 모르고 살았을 것이다
그리고 잠깐이나마 대성학원을 다닐 일도 없었을 거구
덕기와 동원독서실을 다니지도 않았을 것이다
대신 같은과가 되었을 권뽕과는 늘 함께 다녔을 거고 그곳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사겼을 것이다
동백섬 유일의 공인 정상인인 권뽕과 같이 다녔으면 권뽕의 성실함이 조금은 전염되어 학고인생은 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암튼 동백섬이나 동그랑땡 녀석 중에 한명만 우리 학교였어도 동문회가 그렇게 재미없지는 않았을 거란 생각에 이런 상상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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