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송. 단원. 종민.

May 22nd, 2005 by 바람

어제 계형이랑 군대 이야기를 해서인지
11시 반에 일어났다가 다시 잠들었는데 군대 꿈을 꾸었다
집합인데 어떤놈이 내 총을 들고 나갔나부다.. 총 졸라 찾다 짜증나서 나두 아무총이나
챙겨서 나갈라 하는 찰라에..
잠이 깨서 시계를 보니 1시가 넘었다..
얼릉 세수하고 양치하고 머리 대충 만지고 집을 나섰다
허둥지둥 범계역에 도착하니 지하철이 또 막 출발했다
요즘은 항상 이런식이다..작년 이맘때처럼 지지리 운도 없다
지하철을 기다리면서 필름 2.0 하나 사서 보고있는데 제림이한테 문자가 왔다
제림이는 전화 수화기가 망가졌기 때문에 수란이한테 전화를 해서 나 늦을거 같다고
미안한데 제림이랑 먼저 만나서 같이 있으라고 했다
약속시간은 다되가는데 031 지역번호 찍힌 전화를 받는 수란이의 태도는 너무나도 너그러웠다
수란이가 천사가 되었나 싶었다 미안하다고 해도 괜찮다구 하구..
그땐 시끄러워서 잘 못들었는데 사실 수란이도 집이라고 늦는다고 했던 거였다–;
아무튼 지하철을 타고 한성대입구로 가는데 생각보다 훨씬 오래걸렸다
약속시간을 한 40분이나 늦었는데 제림이 혼자 있었고 수란인 아직 도착을 안했다
제림이에게 수란이한텐 나 2시 10분에 온걸로 하자구 쇼부를 쳤지만 안통했다
이상하게 제림이랑 약속을 하면 항상 늦는다
벌써 3년전인 ‘동갑내기 과외하기’ 때도 나는 늦어서 정인이랑 승범이랑 셋이 보라고 했었고
롯데월드 가기로 했을때도 늦어서 나는 저녁때에나 합류했고
저번 맹덕때도 늦어서 결국 조조 못보고 다음거 봤고..
잘 생각해보면 제림이랑 약속할 때만 늦는건 아니구 항상 늦는거 같긴 하지만 머..
아무튼 잠시후에 수란이도 오구 해서 버스를 타고 간송미술관으로 갔다
마을버스를 내려 도로변에서 조금 들어가니 초등학교와 맞다아 있는 미술관 문이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자 방금까지 있었던 도시와는 약간의 이질감이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인공적인 느낌이 나지 않는 정말 오랫동안 그곳에서 자라왔을 나무들이 우거졌고
전시장 입구로 통하는 조그만 길과 그 옆에 제멋대로 자라있는 수많은 화분들..
그 길을 따라 오래된 건물이 주는 묘한 편안함 속으로 들어갔다
단원의 그림들은 여러 매체에서 보아와서 익숙하다고 생각했고 그리 특별한 느낌은 없었다
하지만 산수화에선 달랐다
이번 전시회에서 내가 얻은건 김홍도 산수화의 재발견이랄까..
수란이와 제림이도 산수화에서 구석 구석 사람을 찾는 놀이를 하고 있었다
그걸 따라보다보니 왠지 윌리가 숨어있을거 같은 생각이..
혜교 제림이는 김홍도가 화이트를 사용했다는 한국미술사를 뒤엎을 발견도 했다
게다가 제림이의 비판적 그림보기의 자세는 인물의 작은 표정 하나 놓히지 앉았다
요즘 나날이 유일한 단점인 빼어난 외모가 부각되고 있는 수란이도 신나서 박수치며 좋아했다
아마 김홍도도 그림을 그리면서 생각치 못했을 것이다 자기 그림이 그렇게 웃긴지..
아무튼 제림이와 수란이는 그림 속의 사람을 너무 즐겁게 봤다
아마 그림 속의 사람들이 진짜 사람이었으면 놀림당한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관람을 마치고 나와서 정원을 둘러봤다
간송의 흉상 아래 이름모를 하얀 꽃들이 비를 맞고 피어있었다
크고 도회적인 미술관들과는 다른 느낌의 간송미술관..
다만 사람이 너무 많았던 것이 평온함을 깬게 흠이었다
미술관은 좀더 여유롭고 고즈넉한 분위기가 좋은데..
미술관을 나와 성북동길을 따라 지하철역까지 걸어내려와서 서대문으로 갔다
민지도 합류해서 종민이의 병문안을 갔다
나는 이제 4번째..
01학번 01.5학번 02학번의 최고미녀들과 함께한 면회라 더욱 즐거웠다
집에 가는 길에 수란이 버스타는데 바래다 주고 집에 왔다
이렇게 ‘홍도야 면회가자’를 끝마쳤다
놀이전문가로써 나랑 놀면 재밌다는걸 다시금 알린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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