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버린 냄비에 대한 단상 (2002)
아 집에 오자마자 배고파서 끓이던 라면물…
왜 이제서야 생각이 난걸까…
나가보니 냄비가 빨간색으로 변신을 했다
그동안 숨겨오던 본색이 이제야 드러났다
그녀석은 빨갱이 일명 공산당이었던 것이다
날 속이고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하는 척 했던것이다
좆됐다 국정원에서 이 사실을 알면 난 비밀안가로 끌려가 각종 고문을 당할것이다
하긴 그전에 엄마가 까맣게 타버린 냄비를 보면…
난 그동안 배고픔을 없애기 위해 공산당의 지원을 받았던 것이다
어떤놈이 배부른 돼지보다는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겠다고 했다는데
난 배고픈 부르조아(근데 배고픈 부르조아도 있나?)가 되지않고 대남적화공작에 넘어가서
배부른 빨갱이가 되었던 것이다
빨갱이로 변해버린 냄비를 113에 신고해야되는건지 그동안의 정을 생각해서
자유대한민국의 시민이 되도록 설득해야 하는건지 고민하다가
결국 물고문을 하기로 했다…왜냐면 빨갱이는 정말 나쁜놈이구 다 때려잡아야 한다고
어렸을때 배웠으니깐…
수도꼭지를 틀고 물고문을 하는순간 냄비는 칙~하는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그동안 나의 소중한 친구였고 배고플땐 항상 날 위로해줬던 추억이 내 가슴을 아프게 했다
하지만 공산당 때려잡는데 그런 감상은 필요없다…정말 악의 축이니깐
그녀석 물고문 10초만에 까맣게 변해버렸다
이녀석 지독한 놈이다… 숨겨놓은 독약을 마시고 자살해 버린 것이다
그러니깐 검은 사체로 변한거지…
흥 전에는 하얀 모습으로 날 유혹하더니만 까맣게 변한 걸 보니 흑백논리자이기도 하구만
하긴 반공북진극우애국민주주의자 아니면 다 공산당이라고 배웠던 적도 있었으니…
그놈의 시체를 싱크대에 쳐박아 버리고 새로 한 놈을 꺼내서 끓이기 시작했다
혹시 이놈도 공산주의자 아냐…제길 배고파 죽겠는데…어쩌지…
음 과학시간에 배운데로라면 물은 100도씨에 끓기시작하고 그때부터 상태변화해서 수증기로
변하고 물이 결국 모두 수증기로 변하면 냄비의 온도도 100씨이상으로 계속 올라가고
그럼 결국 빨갛게 변할텐데…
이런 그렇다면 죽은 그놈도 결국 극한적인 상황에 몰려 빨갱이가 되었던 거구나
나의 소중한 친구로 나에게 주었던 라면물은 거짓이 아니었구나…
그녀석이 빨갱이가 된 건 상황이 그랬을뿐이지 그녀석의 성품관 상관없는건데…
까맣게 타버린건 독약때문도 흑백논리자이기 때문도 아니라 비정한 세상과
야속한 나때문에 타버린 마음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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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싸 라면 다 익었다…그나저나 빨리 통일이 되어야 할텐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