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학 대기생
Saturday, August 3rd, 2002아침에 아니 점심에 일어나서 세수도 안하구 컴퓨터에 앉아 있다가
엄마한테 라면 끓여달래서 하나 먹구 집을 나섰다
원래 1시 반에 보자구 그랬지만 2시 반에 나갔다
허진빵이랑 밥벌레놈이 늦게 나왔다구 지랄했지만 별루 안 미안하다
나두 예전부터 기다릴만큼 기다린 놈이고 뭐 한두번 늦게 나온 것두 아니니까
오히려 ‘오~우리가 언제 제시간에 만난 적 있나. 그리고 내가 한두번 늦는것두 아니구 알아서 늦게 나와야지’하구 큰소리쳐줬다
어쨌든 늦어서 용산에 랜카드랑 크로스UTP케이블 사러는 못가구 바루 학교로 갔다
근데 붙어 있길 강당에서 복학접수 한다구 해서 강당으로 갔다
어찌된 일인지 강당의 문이 잠겨 있다
방학이라 벌써 끝났나 싶었다
경비 아저씨가 보이길래 물어 봤더니
‘여긴 체육관이고 T동옆의 강당으로 가야지…’
제길 언제부터 우리학교가 강당이 있었지
체육관이 강당 아니었나…–;
T동이 뭐드라…
아 그때 불현듯 수업듣다 배고픔에 떠는 경호, 필기, 병국이, 정인이, 수린이, 성숙이 등에게 옹달샘라면을 사먹여가며 공부시킨 나의 1학년때가 떠올랐다
근데 T동 어디다 강당을 나 모르게 숨겨논 거야
1년동안 수없이 갔었는데…
가보니까 예전부터 강당이었지만 강당인지 몰랐던 강당이 있었다
복학 할라구 하니까 쓰는거 졸라 많았다
내가 세상에서 젤 싫어 하는것중 하나가 글씨 쓰는건데…
씨발 씨발 거리면서 다 썼다…
그담엔 학기 재수강 신청서–;
똑같은 거 또 쓰구나니 연대본부가서 도장 받아 오란다
그래서 연대본부가니 또 두장이나 빽빽히 쓰는 게 있었다
졸라 열심히 썼다
내 글씨 못알아 볼까봐 또박또박…
다 쓰구 접수하구 도장 받으려구 하니까
‘올해 전역하신분 계세요’하는거다
아싸~하면서 저요 하구 갔더니
도장찍어주면서 이건 쓰실 필요 없어요 내년에 쓰는 거예요 이러면서 그 졸라 열심히 쓴 두장을 빡빡 찢는거다
그거 쓰느라 얼마나 고생했는데…
어쨌든 이제 내려구 하니까 접수증 써오란다
복학하는 거 졸라 어렵네 하면서 써 가니까
전역증 복사해 오란다–;
그 식당위에 있는 복사기집에 가서 복사하구 와서 내니까
드디어 복학이 끝났다
정말 많은 시련과 혹독한 장애물들이 있었지만 나의 불타는 향학열 하나로 모든걸 극복하고 드디어 복학을 한것이다
난 이제 복학대기생이다…
누군가는 이럴꺼다… 어 복학생이 아니네
그럼 복학생으로 임명하면 된다… 난 좀만 있으면 복학생이다 아싸~
그리구나서 잠실로 야구보러 갔다
가기 시러져서 좀 뺑끼쳤더니 허진빵이 KFC쏜단다
Kimseokho Fan Club의 약자 KFC
어쨌든 남이 쏘는거에 약해서 가는걸로 쇼부봤다
허진빵 한화팬 나 해태팬(아직 기아팬으로 이적 못했다)
김현호 야구 졸라 관심 없어 보임 하긴 이녀석이 관심있는건 성의 신비 이런거 밖에 없는거 같다
어쨌든 한화 대 두산의 경기라 한화쪽으로 갔다
가는길에 먹을걸 샀다 아니 사게 만들었다
어쨌든 닭날개 4개 징거버거 1개 콜라 527.3526mL먹었다
내가 콘샐러드 17개 먹고 싶어서 사달라구 했는데 허진빵이 안 사줬다
씨발 한 그릇만 사면 17개 넘게 나올텐데…
어쨌든 잽싸게 가서 치어리더 앞자리로 자리를 맡았다
경기가 시작되는데 두산 선발 투수가 구자운이었다
빌어먹을 구자윤 생각나게 시리…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허진빵이 방망이 사자구 그랬는데 쌩깠다
왜냐면 1500원 이니까
난 응원 안하구 치어리더만 구경하면 되니까
난 한화 두산 다 별루 안 좋아하니까 어느팀이 이기든 상관없으니까
경기가 시작되고 두산이 어리버리 1점 냈다
치어리더가 나오는 순간 두명중 누구를 집중적으로 볼 것인가 결정하기 위해 주도면밀한 분석을 했다
먼저 왼쪽… 서지영 닮았다 솔직히 그렇게 이쁜 얼굴은 아닌데 귀엽다 춤출때 표정도 밝은 건지 밝아만 보이는지 모르지만 잘 웃고 귀엽다
근데 6회부터 치마에 탱크탑으로 갈아입은 후 보니 뱃살이 좀 있다–;
다음 오른쪽… 몸매는 더 좋다 춤도 더 잘 추는거 같다
하지만 표정이 살지 못하고 내가 싫어하는 징그럽게 생긴 타입의 늙어 보이는 외모다
하지만 엉덩이는 잘 흔든다
결국 왼쪽을 집중적으로 보기로 결론을 냈지만
두산 홈경기라 전광판으로 보이는 두산 치어리더에 자꾸 눈길이 갔다
두산 치어리더가 더 이쁘다–;
제길 두산으로 넘어가구 싶었다
몸매도 좋고 얼굴도 이쁜거 같다
옷도 흰색이라 깔끔하고…
그래서 다짐했다 다음번엔 두산 치어리더 구경하러 가야겠다고
어쨌든 첨엔 좀 시큰둥하게 있었고 한화 선수도 잘 모르고 한화 응원도 잘 몰라서 그러구 있었는데 불쌍한 응원단장이 죽을라구 그랬다
정말 놀랄만큼 적은 관중에 소리도 잘 안 지르니까
그래서 또 맘씨 고운 내가 가만 있을 수가 없었다
마침 김현호도 치사하게 지들꺼만 산 방망이를 내게 주었다
그리고 어차피 온거 재밌게 놀다 가야 하니까
그때부터 열광적으로 응원을 시작했다
기아팬인 나는 발광을 하며 응원을 하는데두 한화팬인 허진빵은 별루 응원하는 기색이 안보인다
어쨌든 목이 약하고 큰 소리 잘 못내는데 소리 질렀더니 목이 좀 쉬었다
팔도 좀 아프다
나의 열광적인 응원에 힘입어 한화가 6대 5로 역전승했다
아 그리구 내 옆에 어떤 여자 혼자 왔는데 정말 이상한 여자였다
혼자서 궁시렁 궁시렁 거리며 상대방편 욕하구 우리편 응원하구 하는거다
뭔가 좀 분위기가 이상했다
첨엔 남자친구랑 온 줄 알았다 뭐라구 자꾸 중얼거리길래
알고보니 혼자서 그러는 거였다
순간 배모양이 떠오른다 항상 우리눈엔 안보이는 사람이 따라다니면서 말을 거는…
나와 경호가 그렇게 병원한번 가서 정신감정 받으라 했지만 아직두 병원에 안 간거 같다
하튼 그런 이상한 여자가 섬뜩했던건…
우즈가 자꾸 파울을 쳐서 짜증이 나서 내가 ‘우즈 골프치냐’하구 큰소리로 야유하니까
갑자기 웃더니 골프치는 포즈를 취했을때–;
아마 입으로는 ‘쓩~’그랬나…
어쨌거나 간만에 소리 지르고 놀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