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October, 2002

담배 중독

Wednesday, October 2nd, 2002

그동안 귀찮아서 방치해 두다가 미안해져서 오랜만에 글을 세개나 썼다…아니 이것까지 네개
방금 담배를 피우고 왔는데 군대 가기 전과 담배피우는 게 좀 달라진거 같다
난 원래 담배를 무지 오래 피운다
그리고 담배를 피울때마다 특히 음악까지 들리면 담배를 통해 과거의 추억이 뮤직비디오처럼 펼쳐졌다
그래서 담배가 좋았고 담배에 대한 추억들도 좋았다
그런데 군대에서 담배를 빨리 피우는 게 습관이 되어선지 빠르게 피우고 늘 담배가 부족했기때문에 깊게 빨고 끝까지 피우는 게 버릇이 되었다
게다가 요즘은 별루 맛도 없는데 그냥 피우고 한가치 한가치에 아무런 의미도 없구 끊기도 힘들고…
정말로 중독이 되어버린거 같다–;

토파즈

Wednesday, October 2nd, 2002

지하철에서 어리버리 하는 시간이 아까워 도서관에서 책을 빌렸다
무라카미 류의 토파즈…
내용을 좀 보고 빌리는 건데
최근…이래봤자 군대 있을때지만…에 읽었던 게 좀 양호한 내용이라 생각없이 빌렸다
근데 SM에 관한 내용이라 차마 지하철에서 읽을 수가 없었다
내가 책을 보면 옆에 사람이 흘끔흘끔 보게 되기 때문에 내용상 보고 있기 그렇다
그냥 야한 내용이라도 좀 그런데 SM에 애널… 쓰리썸… 관장… 바이브레이터… 페티쉬… 이런게 난무하니 옆에 사람이 보면 완전 변태로 낙인 찍히기 딱이다
결국 지하철에선 여전히 그냥 이어폰 꼽구 지나가는 여자나 흘끔거리며 시간을 때운다
어렸을때는 쾌락적인것을 거부하며 욕망을 억누르며 살아왔다
그리고 그래야만 영웅이 될거라 믿었다
그래서 식욕이나 성욕같은 것들은 항상 참으려 노력했다
커가면서 조금씩 정신이 아닌 육체의 즐거움을 알아가고…단지 성을 이야기 하는게 아니라 춤이나 땀흘려 뛰는 쾌감 같은것까지…단지 몸안으로 수렴하는 것만이 선은 아니고 발산하는 것도 필요하단 걸 알았다
그리고 고등학교때부터 담배와 술도 하게 되고 단지 들으며 감동에 빠지는 음악만이 아니라 머리를 흔들고 몸을 뛰어야 신나는 음악들도 알게 되고 하면서 점점 신나는 법을 배워갔다
금기시 되는 것들에 대한 호기심도 생겨서 마약도 한번쯤은 해보고 싶다…중독은 싫지만
무라카미 류의 영향도 많이 받았다
하루키나 류 중에 한사람이 되라면 주저없이 류가 되고 싶다
류는 정말 신나게 사는 것 같아 보인다
’69′에서 보이는 고등학교때의 멋진 삶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에 나타난 마약과 섹스로 점철되어도 살아 보고
‘영화소설집’이나 그가 감독한 ‘토파즈’나 ‘쿄코’처럼 영화에도 빠져있고
‘사랑에 관한 짧은 기억’에서 보이듯 음악에도 빠져있고
‘요리소설집’을 보면 요리에도 관심을 보이는 엄청난 미식가다
그리고 잡지사에서 그가 스포츠 관전평을 쓰는동안 미국에서 헬리콥터로 이동할 수 있게 경비를 지원도 해줬다
그는 문화 예술 스포츠 섹스 요리 등 다방면에 걸쳐 엄청난 경험을 하고 즐기며 사는 것 같다
어쨌든 그래서 쾌락을 지지하게 되었는데 변태 성욕에 대해선 아직도 거부감이 드는건 어쩔 수 없다
정상이 아닌 거지만 따지고 보면 그 정상이란 기준이 애매하다
예전엔 정상이 아닌 일들이 지금은 정상이 되니까
시대의 흐름에 정상과 비정상이 나뉘고 지역차에 의해 금기가 변하니까
사디스트와 매져키스트가 만나 사랑을 하면서 해나가는 것들이 과연 악이고 몹쓸짓이고 돌팔매를 당해야 하나
아무에게도 피해를 안 주는데…
잘 모르겠다
근데 남에게 피해주는 놈들은 나쁜 놈이다
나의 개인주의적인 생각으론 남에게 피해만 안주면 되는 거라는 생각도 든다
집 밖에 나와서 그러거나 다른 사람에게 강제로 그러는 건 몰라도 집 안에서 지가 뭘 하든 별 상관 없는 거 같다
아무튼 맑고 순수하게 살던 나한테 무라카미 류가 또 시비다
어쨌든 빨리 읽어 치우고 담부턴 좀 제대루(?) 된 걸 빌려서 지하철에서 읽어야 겠다
그리고 끝으로 류의 책은 한사람이 쓴 거라고 하긴 정말 다양하다
자전적인 것과 완전한 픽션으로도 나눌 수 있고
야한 것과 안 야한 걸로도 나눌 수 있고
주제에 대해 나누면 또 끝이 없다
하루키의 책을 읽으면 모두 느낌이 비슷한데(그 느낌도 좋아한다) 류의 책을 읽으면 다 느낌이 다르다는 뻥이구(야한책 종류는 좀 비슷비슷하다^^) 암튼 느낌이 다르다
‘코인로커 베이비스’에 나와서 내가 정말 좋아하는 말인데 류가 좋아하는 말인지 이번에도 나왔다
“자기가 원하는 것이 뭔지 모르는 녀석은 그 원하는 것을 손에 넣을 수 없다”

당구장에서

Wednesday, October 2nd, 2002

정환이가 학교에 와서 같이 당구장에 갔다
사실 나는 당구는 안 치지만 심심해 하는거 같아서 갔다
며칠전에 기정이와 당구를 한번 쳤는데 그게 몇년만에 치는 당구인지 까마득하다
당구를 처음 친 건 고등학교 때였다
주후 칼발 두영이와 학교 근처의 음… 당구장 이름은 까먹었다
거기서 포켓볼을 쳤다
그렇게 좀 치다가 당구에 맛을 들인 놈들은 4구로 옮겨가구
난 그만 쳤다… 사실 너무 비싸서 T.T
그 이후에도 가끔 포켓을 치거나 더 아주 가끔 4구를 쳤다
재수때 덕기와 동원독서실을 다니면서 거의 망한 내 재수 생활을 다시 한번 가다듬어 입신양명해보겠다고 다짐하던 수능 한달전…두영이까지 독서실로 와 버렸다
두영이는 오락실과 당구장으로 우릴 꼬드겼다
그때까지 주로 독서실 옥상에서 목숨과 담배 몇천보루 정도씩 걸구 내기 토론하거나 노래방에서 드라마를 보며 공부하던 나와 덕기로서는 당황했지만 결국 당구장에 가게 되었다
덕기는 변했어를 연발하며 공부하는 척하다가 결국 몇시간만에 안 변했다는 걸 확인시켜 주었다
그래서 셋이 사구를 치는데 나와 덕기는 뭐 거의 못치구 두영이는 어디서 어설프게 배워왔다
나름대루 가르쳐 준다며 두영이는 ‘오씨’를 가르쳐 줬다
하지만 두영이가 가르쳐 준데루 쳐도 공은 딴데루 가서 두영이에게 사기치지 말라구 항의했었다
그 이후로 두영이가 오씨로 치면 맞는다구 해도 절대 거부했다
그러다 정말 맞나 쳐보면 항상 안맞구…
암튼 그런 ‘오씨’에 관한 추억이 있다
그 이후에도 상기나 종열이처럼 당구를 치는 넘들이랑 가끔 당구장에 가긴 했지만 그넘들이 자꾸 이렇게 쳐라 저렇게 쳐라 말해서 재미없었다
그냥 내 좆대루 치는게 안 맞아두 더 나은거 같다
아무튼 거의 당구장을 안가서 30인 내 당구 실력…
그런데 빌어먹을 ‘오씨’때문에 조금 오해를 받는다
30이 무슨 오씨에 씨끼를 치냐구…
내가 당구에서 배운건 딱 두개다 오씨와 씨끼…
학구나 우라 이런거 다 모른다…

그런데 내가 하려던 이야기는 이게 아니다
30이기 때문에 금방빼구 할일 없이 있는데
건너편에 여자애 하나가 보였다
뭐가 그리 좋은지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남자친구가 친구와 당구를 치고 있는 걸 구경하나 보다
당구도 안치는 여자애가 당구치는 거 구경하는 건 거의 고문에 가까운데 조금도 지루해 하질 않는다
당구치느라 남자애가 말을 걸지두 않구 그렇다구 당구치는게 구경꺼리두 아닌데 너무 즐거워 한다
순간 득도를 했다
고등학교 때였나…누군가에게 들은 게 떠오른다
300이하 맛세이 금지…아 이게 아니다
당구장의 암적인 존재 똥매너…아 이것두 아니다
당구에도 우주의 이치가 있고 당구를 치다보면 도에 다다를 수 있다는 개구라틱한 말…바로 그것이다
많이 헤깔리는 것…많이 좋아하는 것과 사랑의 차이…
사랑한다는 건 정말 아무것도 안해도 보고만 있어도 좋은 건가 보다
뭐 해야 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같이 있기만 해도 좋은것…
무언가를 하는 게 좋은게 아니라 어떤 모습이 좋은게 아닌 그냥 이유없이 좋은 그런…
사랑은 역시 어렵다
그래서 여지껏 학점 한번 못받구 재수강만 몇년 째인지…
이제 그냥 드롭시켜 버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