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굳데이같이럼 아주 선정적인 제목의 일기 하나 올리고 잠적한지 일주일…
그동안 일기를 안쓴데 대해 먼저 사과를 올린다
이거 완전 ‘서태지 (팬) 자살 (소동)’같은 제목이었다…괄호 안의 글씨는 보통 아주 조그맣게 쓴다…
각종 루머로 인해 팬들에게 걱정을 끼쳐드린 점 죄송하고 특히 정민근이는 간수치 3000이면 죽는다는 루머를 퍼뜨리며 아직 안죽었냐고 반문하는데 차라리 물떠놓고 빌어라–;
암튼 집에서 뒹굴 뒹굴 할것도 없고 하니 일기나 써야겠다…
지금으로부터 일주일 전 21일 금요일 밤…
몸살이 심해져 밤을 새지 못할 거라는 판단에 지하철이 끊기기 전에 집으로 갔다
축제에 관한 이야기는 나중에 하고…
집에 오자마자 쓰러져 잠들었는데 다음날이 되어도 낫지를 않았다
그래서 또 하루죙일 잤다
그래도 낫지를 않았다
그래서 일요일날 또 하루죙일 잤다
그래도 낫지를 않았다
…
그렇게 해서 오늘까지 오게 된건 아니구
열이 심해 감기약과 해열제를 먹으며 일요일까지 버텨봤는데
차도가 없어서 인도로 간건 아니구 월요일에 병원에 갔다
그때까지만 해도 일년에 한번 아플까 말까 한것들을 올해는 너무 자주 아프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24일 월요일 아침…
결국 어머니와 함께 안양성모병원에 갔다. 내과에 젊은 여의사가 있었는데 못생기지는 않았지만 이쁘지도 않았다. 간호사들도 역시 그냥 평범했다. 여의사나 간호사 매니아들에겐 비추천 병원이다. 그게 중요한게 아니고 피뽑고 엑스레이 찍고 피검사 결과 나올때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니 링겔 맞으며 쉬라고 했다. 그리고 주사도 맞으라고 했다.
젠장, 사나이 나이 25… 이제는 그만 하려 했건만 또다시 나의 엉덩이를…
알콜솜을 문지르는 간호사의 손길이 묘하게 떨려옴을 느낄수 있었다
하지만 간호사… 그녀는 프로였다… 나의 수줍고도 섹시한 엉덩이에 평상심을 유지하기 힘들었을 텐데 한방에 주사를 성공시킨거 보니 그녀의 프로페셔널함에 저절로 경의가 표해진다
주사맞고 링겔꼽고 누워있었다. 링겔 첨 해보는 건데 생각보다 괜찮은거 같았다. 밥먹기조차 귀찮을때 나름데로 편리한 거 같다. 그리고 HP도 회복시켜 주는거 같고…
어머니는 회사 가시고 나는 누워서 오늘 학교 안 간거에 관해 손익계산을 열심히 하다 잠들었다
여의사가 깨워서 일어났더니 검사 결과 간수치가 3000이 나왔다고 한다
그래서 그려려니 하고 있었다
인식에는 무언가 기준점이 필요하다
기준점없이는 남박사가 똘이에게 자네의 울트라 메가톤 에너지 웨이브가 5만 2천이군 하는 것과 같이 의미없다
암튼 큰병원으로 옮겨야 하고 부모님을 데려오라는 거다
아니 내나이가 몇갠데 회사가신 부모님을…그냥 나혼자 가면 안되냐 했더만
정상인이 0-40인데 3000이 나왔다며 부모님이 오셔야 한다고 했다
정상인이 0에서 40이구나… 나의 마음은 스카우터로 손오공 보는 기뉴특전대처럼 놀랐다…
암튼 그래서 아버지가 오셨는데 여의사는 아버지한테 내가 해외여행 갔다오지 않았냐 묻고 백혈구가 어쩌구 해서 울 아버지가 날 사스환자처럼 생각하게 만들었다–;
여의사가 쫀 건 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암튼 그래서 집에 일단 와서 며칠동안 땀으로 범벅된 몸도 좀 씻구 씨디피랑 핸드폰 배터리 등을 챙겨서 한림대성심병원으로 갔다
성모병원에서 써준 진료의뢰서 보더니 의사가 간염같다고 입원하고 정확한 건 검사를 더 해봐야 겠다고 했다
음 나의 삶에도 드디어 입원이란걸 하는구나…
간호사들의 애정어린 간호를 받으며 옆 침대의 가녀린 소녀와의 로맨스도 쌓고 병문안이란것도 받으며 올해 내내 먹을 수 있게 음료수도 삥뜯어 놓구…
그러나 입원 수속 하다가 이런 꿈은 산산히 깨어졌다
6인실이 없어서 2인실에 입원해야 한다는 거다
그렇다면 병걸린 가녀린 미소녀와 같은 방을 쓸 확률이 무려 1/5이나 줄어든 다는 게 중요한게 아니라 8만원이라는 거다
순간적으로 화가 팍 치밀었다
내가 아플라구 아픈건 아니지만 괜히 아팠다는 생각이 들면서 다소나마 느슨하게 좀 쉬었다 가지 머 했던 나태함이 사라지고 다시 삶에 대한 전투적인 자세로 돌아갔다
6인실은 8천원이다… 자리가 나면 우선적으로 옮겨 준다고 하지만 2인실 일주일이면 병실비만 56만원이다
밥값과 약값 주사값 등등은 다 따로 내야 할텐데…
내가 작년 한학기 프로젝트로 어렵사리 산 포스2 운동화값을 하루에 날리는 셈이다
벌써 진료비와 검사비만 20만원이 넘게 날렸는데 더이상은 용납할 수가 없다
아버지는 그냥 입원하라구 했지만 다시 의사선생님한테 가서 입원 안하고 집에서 쉬자고 쇼부를 쳤다
입원하면 머하냐 했더만 의사 말로는 간염은 노는게 치료라고 한다
그래서 나는 씹새 그럼 집에서 놀래…라고 말했다
물론 뻥이다… 나 양아치 아니다… 특히 어려서부터 ‘공부 잘하게’ 생겼다는 말도 졸라 많이 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나에게 맞는 핑계가 필요하다
저… 다음주부터 시험도 있고 해서 어차피 쉴거면 집에서 공부도 좀 하면서 쉬는게 나을거 같습니다…
의사는 그래도 아직 확실한 것도 안 나왔으니 왠만하면 입원하지 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
그럼 니가 입원비 대줘…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역시나 모범생인 나는 향학열의 불타는 눈빛과 병때문에 공부를 못하는게 억울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집에 보내줘 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
그래서 결국 피뽑구 초음파 검사 날짜 잡구 집에 왔다
피는 한바가지를 뽑았다…누굴 피박 씌울라구 하나…
초음파 검사는 다음주 목요일이다 그니까 2주나 뒤에 잡혔다
초음파 검사 빨리 받구 싶은데…아들인지 딸인지 너무 궁금하다
그래서 지금까지 일주일동안 피 한바가지 주고 약만 먹구있다
무슨 간염인지두 모르고 상태가 어느정도인지도 모르고 그냥 누워만 있었다
오랬동안 투병생활을 하다보니 합병증도 생겼다
너무 누워있어서 머리가 띵하고 허리가 너무너무 아프다
아 암튼 병원에서 나오기 전에 수납을 하는데 이 자리를 빌어 평촌한림대성심병원 내과 수납 오른쪽 아가씨의 빛날 듯한 외모에 경의를 표한다
그날 보았던 간호사 의사 약사 환자 포함 최고의 미모였다
주사빨인지 링겔빨인지 너무 상태가 좋아져서 집에 와서 간만에 밥도 먹구 했다
근데 약기운이 떨어져서 인지 다시 아프기 시작해서 먹은거 토하구 밤새 끙끙 앓았다
역시 8만원 벌기는 쉬운게 아니었다
그래서 다음날 결국 입원을 해야 겠구나 싶었는데 낮이 되니 다시 좀 상태가 나아졌다
그러다보니 입원하러 가기도 귀찮고 해서 다시 집에서 뒹굴거리다가 상태가 점점 좋아져서 결국 입원은 안했다
정말 횡설 수설하고 있다
사실 어제까지만 해도 잘 쓰고 있었는데 빌어먹을 덕기놈 전화때문에 쓰다 말다 다시 써서 이모양이다
암튼 이제 결론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얼렁 써야지
그리 오래지 않은 얼마전만 해도 정말 쓰러져버리고 싶었다
너무 힘들고 아프고 지쳐서 어디론가 도망가고 싶었고 그때 입원하라고 했다면 주저없이 난 누웠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 힘들게 추수려 놓구 이제 좀 살만하다 싶으니 이제서야 병이 찾아온다
너무 늦게 찾아온 병은 날 맘대로 눕지도 못하게 한다
이제 그냥 누워버리기엔 너무나도 해야 할 일도 많고 생각해야 할 것들도 많다
아픈데도 누울 수 없다는 거… 이거 역시도 어른이 되었다는 증거겠지